Gyedo at TiStory

어떤 대화

on the belief2009. 6. 10. 03:47
대화 1 kz: 신을 믿는다는 건 뭔가요? 그냥 '나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 끝.'이면 되나요? 아니면 어떤 행동양식 같은 걸로 알 수 있는 건가요?

꼭 외부검증 문제가 아니라 자기검증 단계에서도 신을 믿는다는 게 뭔지 알아야 내가 신을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_ 전 종교나 믿음에 대해 잘 모르니 궁금해서 그럽니다 신학이나 철학에선 뭐라고 하나요?


gyedo: 저는 '신앙'은 세계관/가치관/행동양식의 총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같은 행동양식을 드러낸다고 해도 세계관/가치관이 다르면 같은 신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종교는 잘 모르겠고, 제가 믿는 기독교에 대해 한정지어 말씀드린다면 '신을 믿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때문에 '자기검증' 단계에서는 자신의 동기가 얼마만큼이나 '이타적'이려고 하는지를 돌아봄으로써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kz: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많은 종교나 가르침이 있지만, 그런 결과를 내기까지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종교는 다르다고 바꿔서 이해해도 될까요? / 제 경우 '사람이 착하게 살 수 있게 한다면 종교든 뭐든 좋고, 종교 권위체를 만드는 건 별로고, 그래서 가급적 거대 교세를 자랑하는 동네랑은 안 놀아' 정도의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종교라는 게 왜 그리 갈라져 있어야 하는 건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말씀 주신 게 어느 정도 답이 될 것 같습니다.


gyedo: 그렇지요.


kz: 왕년에 어느 르뽀에서 아기교였나 사이비교 신자로 거기 들어가서 막 박수치고 교주 받들고 이런 사람을 취재한 걸 봤었는데 그게 참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여기서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고 좋다고 인터뷰한 그 아저씨가 그러더라구요. 이쯤 되면 행복이 뭐고 종교는 뭐고 인생의 의미란 뭔지 혼란스러워질만 하죠. ㅋ


음… 근데 애초에 제 의문이랑은 안 맞는 질문을 하고 답을 했던 것 같네요. 만들어진 신에서 말하는 건 창조주로서의 유일신일 텐데, 질문을 제대로 하자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무엇인가?'가 되겠네요. (이런 실수를)


gyedo: 이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믿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 방법이 '진화론'일 수도 있구요

중요한 것은 이 세계는 무의미한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라는 것.

그리고,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실천규범으로써 '이타적'인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대화 2

오마담 : (도킨스)의 어린아이와 어른의 비유는 인류의 성장으로 봐야 합니다. 즉 이 세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 점 더 '신'을 믿는것보다는 믿지 않는 사회로 이전해 가는것으로 봐야 하는것이겠지요.


gyedo: '신'을 믿지 않는 사회로 이전해 간다는 것을 '성장'이라고 보신다는 것에 반대합니다 ^^ 

물론 '비합리적' 신앙을 벗어나는 것은 '성장'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오마담: 아마도 이성을 극단적으로 가져간다면 불가지론이 그 끝일 것이고, 이후에 어떤 포지션을 취하는가 하는것은 그 사람이 지향하는 바와 관계가 있겠지요. 


종교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킬수도 있고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보일수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는 종교가 현대 사회에 있어서 부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gyedo: 그게 저는 '과학주의'를 벗어난 합리적인 신앙에는 '불가지'가 포함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오마담: 그리고 이건 토론으로 해결이 될 만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yedo: 그렇지요 ^^ '대화'할 뿐

'반대'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후회중 ^^


오마담: 과학은 과학의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는 증명도 부정도 할 수 없죠.


gyedo: 바로 그거지요 ^^


오마담: 과학이 할 수 있는게 있다면 종교적 주장중에서 어떤 특정한 것들을 틀렸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죠. 예를들어 지금까지의 과학적 증거로 봐서 지구가 6000년전에 만들어진건 아니라는 것과 같은 것들요.


gyedo: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구요. 제가 인용한 저 블로그 주인장도 그래요

심지어 저 블로그 주인장은 그런걸 주장하는 책도 쓰셨다능 ^^


오마담: 그리고 그게 신이 존재하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것과는 사실 별 상관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런게 매달려서 과학이 틀렸다고 하는건 너무 문자에 매몰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고요.


gyedo: can not agree more 에요 ^^ 


오마담: 제가 제일 위에 쓴건 도킨스의 비유에 대한 비판이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예를들어 1000년전 유럽사회에서 신을 믿는 사람의 비율과 현재 유럽사회의 신을 믿는 사람들 비율은 비교해본다면 아마도 현재 신을 믿는 사람의 비율이 훨씬 낮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도킨스는 그런 입장에서 어른과 아이의 비유를 사용했겠죠. 지적으로 더 많은 것을 습득한 현대를 과거보다는 어른이라고 비유를 한 것일테고요.


대략… 제 생각은 그렇다는…


오마담: kz님의 글에 댓글 다신걸보니 '신을 믿는다'는 부분에 대해서 아주 다른 생각이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gyedo: 무슨 말씀이신지?


오마담: 일단 '신'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같은게… 사람들마다 '신'을 다른 의미로 사용해서요.


gyedo: 아 저는 기독교인이라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신'을 의미한 건데요


오마담: 신을 믿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건 꼭 신을 믿어야 하는건 아니기도 하고요.


기독교의 신이라고 하심은 '인격신'을 말씀하시는건가요?


gyedo: 네, 저렇게 이야기한 것은, 기독교인인 제 입장에서 '신을 믿어야' 상대적으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구요

그 다음에, 그 '신의 명령'인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것'을 추구하게 된다는 거지요

'인간의 한계'야 자연에 대한 경외에서도 올 수 있지만 그것이 곧 '이타적 삶'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니까요


오마담: 그 부분에서는 많이 갈리는것 같네요. 저는 그게 꼭 신을 믿어야 인간의 한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닌데…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이라고 하는것도 내가 나를 소중히 하고 그만큼 다른 사람이 소중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gyedo: 저는 이부분이야말로 차이점인 것 같아요

전 '인간의 한계' 때문에 그것이 안된다고 보는 거지요


오마담: 내가 나만을 위한 삶을 살고 모든 사람이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려고 한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는것 그것이 바로 합리성의 증가가 아닌가 하는 것이고요.

네… 


gyedo:  전 그게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깨어진 철학사조와 유사하다고 보지요


오마담: 저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이후의 전쟁은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걸 가리켜주는 지표라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고요.


gyedo: 결국 차이점은 저는 그게 '가야할 길이 멀다'가 아니라 '갈 능력이 안된다'로 본다는 ^^ 그래서 제가 유신론자지요


오마담: 그렇지만 언젠가는 획득해야 할 것이 아닌가 하고요.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 이거 정의하려면 시간 오래걸릴듯하지만 -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요. 종교를 통하지 않고 인간의 합리성을 통해서 그 길로 가는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믿는편이고요.


그렇지요. 뭐… 공격하자면… 인간의 합리성을 통해서 그 길로 갈 수 없다면 종교를 통해서 가는것도 요원하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뭐, 알 수 없으니… 그냥 신념인셈이죠.


gyedo: 네 결국은 '믿음'이 다른거에요.

대화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또 이야기해요. 이젠 일을 좀 해야 ^^


오마담: ㅎㅎ… 재미있는건 용어선택도 좀 다르다는거네요… 저는 '신념'이라는 단어를 gyedo님은 '믿음'이라는 단어를… 뉴앙스가 약간 다르네요.

네. 안녕히.


gyedo: 단어 사용은 의도한거에요 ^^ 안녕히~


오마담: 넵. 알고 있습니다. 인용부호는 괜히 있는게 아니니까요….